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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수, '대전은 부활의 땅'


 

지난 8일 대전 시티즌에 입단한 고종수(29)는 '부활'이 절실한 상황이다.

발목 수술과 재활, 무적 신세 등의 이유로 1년 6개월여 동안 그라운드를 떠나 있었던 그의 재기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한창 전성기를 누벼야 할 나이에 맞이한 기나긴 공백기는 축구 선수에게는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고종수는 수원 삼성, J2리그 교토 퍼플상가, 전남 드래곤즈에서 잇따라 시련기를 맛본 바 있다. 차범근 감독, 핌 베어벡 감독, 허정무 감독 등 한국 축구계를 대표하는 사령탑들도 고종수의 재기를 돕지 못했다.

이제 고종수의 '부활 프로젝트'를 맡은 인물은 대전의 최윤겸 감독이다. 과연 최 감독은 고종수를 다시 그라운드에 세워, 팬들의 박수 갈채를 받을 수 있을까?

마지막 도전을 시작하고 있는 고종수. 일단 도시와 '지기(地氣)'는 잘 선택한 것 같다.

대전은 프로스포츠에서 '재활 공장'으로 통한다. 상대적으로 저평가 돼 있거나 재기가 필요한 선수들이 한걸음 더 내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두명의 '재활 공장장'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프로축구 대전 시티즌의 최윤겸 감독과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김인식 감독이 그 인물들이다.

사실 '재활공장'으로 더 유명한 쪽은 프로야구 한화다. '믿음의 야구'를 구사하는 김인식 감독의 별명 '재활공장 공장장'에는 부상이나 능력발휘를 못해 버림받은 선수를 재활시키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한화의 감독이 된 2005년, 전문가들은 한화를 최하위 후보로 꼽았다. 그러나 한화는 지연규(37).김인철(35) 등 한물갔다고 여긴 선수들이 펄펄 날았고, 문동환(34)이 에이스로 거듭나면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2006년에는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김 감독의 별명 속에는 '믿고 기다려 준다'와 '능력을 알아본다'는 속뜻이 동시에 내포돼 있다.

프로축구 대전 시티즌의 최윤겸 감독 역시 '재활공장 공장장'으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그 대표적인 사례는 이관우(수원)다.

이관우는 지난 99년 한양대를 졸업한 이후 드래프트 전체 1번 지명으로 대전과 인연을 맺었다.

그러나 입단 이후 허리, 발목, 무릎 등 잦은 부상으로 개점 휴업하는 일이 잦았다. 체력이 약해 '반쪽짜리 선수'라는 오명을 듣기도 했다.

이관우는 수비력에 다소 문제가 있었고 부상의 재발을 우려한 탓에 상대 수비수와 몸싸움 경합을 꺼린다는 치명적인 약점도 안고 있었다.

이관우가 달라지기 시작한 시점은 2003년 최윤겸 감독이 대전에 부임한 이후부터다.

최 감독은 '현대 축구에서 수비 가담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는 지론 하에 이관우의 출전 시간을 늘리며 체질 개선에 들어갔다. 이관우는 2003년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20경기 이상(39경기 4골 5도움)을 소화하며 후반 조커로 맹활약했다.

그리고 2006년 수원에 입단할 무렵에는 '풀타임 소화'가 거뜬할 정도의 체력을 보유한 선수로 거듭나 있었다.

최 감독은 "내가 이관우의 재기를 도왔다는 말에 동의할 수 없다. 오히려 이관우는 수원으로 이적한 이후 더 잘하고 있지 않은가?"라며 자신의 역할을 애써 축소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관우 스스로 "최윤겸 대전 감독님과의 만남이 축구인생의 전환점이었다. 그 전까진 노력한 만큼 얻는 게 없어서 조금은 힘들었는데 최감독님이 부임한 2003년 이후엔 재미있게 운동을 했다"고 말하고 있다.

"이관우는 직접 오래 봐 왔고, 고종수는 먼발치에서 지켜본 게 전부"라는 전제 하에 최 감독은 "이관우와 고종수의 차이는 오른발과 왼발을 쓰는 차이"라며 기본적으로 유사한 스타일의 선수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관우를 지도했던 노하우가 고종수에게도 효율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는 의미다.

'재활 공장'에 새로 입소한 고종수. 그가 과거 화려했던 명성을 되찾고, 대전이 '부활의 땅'으로서의 이름값을 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조이뉴스24 이지석기자 jslee@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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