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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2008]장원구의 현장분석-히딩크 축구 '공격 또 공격'


"근래 20년간 봐 온 러시아 축구 중 최고였다."

러시아가 스웨덴을 2-0으로 완파한 19일 새벽(이하 한국 시간). 이곳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티볼리 스타디움에서 경기를 관전한 러시아 'NTV 플러스'의 축구전문기자 콘스탄틴 게니흐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이렇게 말했다. 구소련 시절이던 지난 1988년 유로 결승전에 진출한 이후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였다는 얘기다.

과연 게니흐 기자의 말대로 이날 러시아가 보여준 축구가 지난 20년간 최고의 경기였는지는 증명할 방법이 전혀 없다. 그러나 이번 유로 2008 예선 및 본선 1~2차전(스페인, 그리스전)을 통틀어 러시아가 보여준 최고의 경기력이었다는 점은 분명하다.

짧게 주고받는 콤비네이션 플레이, 날카롭게 자르고 들어가는 침투 플레이, 속도감 있게 전개된 윙 플레이 등 공격의 짜임새가 뛰어났다.

러시아는 시종일관 공격적으로 나왔다. 물론 스웨덴과 무승부를 이룰 경우 골득실차로 탈락하기 때문에 더 공격적이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러시아는 전반 24분 로만 파블류첸코가 선취골을 넣은 이후에도 더 공격적으로 경기를 운영했고, 후반 5분 안드레이 아르샤빈이 추가골을 터트린 후에도 계속 앞으로 나갔다.

히딩크 감독은 2-0으로 앞선 상황에 미드필더 디니야르 빌랴레트디노프를 빼고 공격수 이반 사엔코를 집어넣을 정도로 집요하게 스웨덴을 몰아붙였다. 그야말로 '공격 또 공격'이었다.

크로스바를 두 번이나 맞춘 것을 비롯해 러시아가 얻은 결정적 기회 중 절반만 살렸으면 4골 이상의 대량 득점도 가능한 상황이었다.

이날 최고의 활약을 보인 선수는 역시 아르샤빈이었다. 그는 유로 예선 최종전인 안도라전에서 퇴장을 당해 스페인, 그리스전에 뛰지 못하다 이날 처음 그라운드에 나섰다. 그는 히딩크 감독의 지시대로 스웨덴 포백 라인과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안데르손, 스벤손) 사이에서 부지런히 움직였다.

아르샤빈은 놀랄 만큼 민첩했고, 왼쪽 혹은 오른쪽으로 자유롭게 방향을 바꿨으며 영리하게 경기를 조율했다. 아르샤빈의 활약에 스웨덴 미드필더진과 수비진의 밸런스는 완전히 무너졌다.

아르샤빈이 섀도우 스트라이커로서 눈부신 활약을 하는 동안 빌랴레디노프, 유리 지르코프, 콘스탄틴 지리아노프 등 측면을 담당한 선수들이 폭발적인 윙 플레이를 전개해 좌-우를 파고들었다.

지르코프는 원래 전문 윙어였지만 이날 왼쪽 풀백으로 포진한 뒤 2선의 아르샤빈, 빌랴레디노프가 반대편 대각선 방향으로 빠져나갈 때 폭발적인 오버래핑을 감행하면서 기회를 만들었다.

이번 대회 들어 히딩크 감독으로부터 전폭적인 신뢰를 받고 있는 수비형 미드필더 세마크는 스웨덴전에서도 적절한 커버 플레이와 영리한 수비로 수비진의 부담을 덜어주었다.

그리고 최후방에서 안정된 경기 운영을 해준 세르게이 이그나셰비치와 세 차례 결정적인 선방을 해낸 골키퍼 이고르 아킨페에프 등도 팀 승리의 주역이었다.

러시아는 8강에서 네덜란드와 맞붙는다. 네덜란드는 이번 대회에서 최강의 화력을 뽐내고 있는 한 수 위의 팀이다.

그러나 히딩크 감독은 그의 공격 본능을 숨기지 않으려 할 것이다. 승패를 떠나 러시아-네덜란드전은 유로 2008 개막 이후 가장 화끈한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조이뉴스24 인스부르크(오스트리아)=장원구 전문기자 playmaker@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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