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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올림픽]금맥찾기 시리즈⑩ 태권도 - 손태진, 아픔 이겨낸 20살의 '금빛'발차기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대회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태권도. 우리나라는 시드니서 금3, 은1, 그리고 4년전 아테네서 금2 동2을 획득하며 그야말로 종주국으로서 자존심을 전 세계에 과시했다. 특히 한국의 독주를 막기 위해 IOC는 남녀 총 8체급 중 남녀 각 2체급에만 출전할 수 있도록 쿼터제한까지 뒀지만 한국의 '메달 쓸어담기'는 막지 못했다.

이번 베이징 올림픽서도 한국은 출전자 전원이 금메달을 따내는 것이 1차 목표이다. 남자 68kg급 손태진(20, 삼성 에스원), 80kg 이상급 차동민(22, 한국체대), 그리고 여자 57kg급 임수정(22, 경희대), 67kg급 황경선(22, 한국체대)으로 구성된 태권도 국가대표팀의 기세는 가히 세계 최강이라 불릴만 하다.

어느 한 사람 금메달 후보가 아닌 이가 없지만 그 중 특별한 기대를 받는 선수가 바로 20세 태권청년 손태진이다. 68kg급에서는 시드니(신준식 은)와 아테네(송명섭 동)에서 금사냥에 실패해 아직까지 금메달을 대한민국에 안겨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손태진이 지난 1년간 우여곡절을 겪은 탓에 담당인 김세혁 코치는 더욱 애정이 각별하다.

경북체고를 졸업한 '경상도 사나이' 손태진은 지난해 발군의 실력을 앞세워 바로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았다. 손태진의 자신감은 하늘을 찔렀고, 68kg급에서 그의 실력이 세계 최강임을 의심하는 이는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제18회 세계선수권 대회서 손태진은 1회전 패배로 '예선탈락'이라는 수모를 겪으며 큰 상처를 받았다. 국제 대회 경험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평소 보여준 실력을 감안하면 그의 금메달은 무난하다는 것이 코치진의 판단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패배의 '씁쓸함'을 맛본 후 손태진은 또 다시 힘든 결정을 내려야만 했다. 삼성에스원에 입단한 손태진이 실업선수가 대학선수로 뛸 수 없다는 대한체육회의 규정에 묶여 어쩔 수 없이 자퇴서를 써야만 했던 것. 때문에 단국대 신입생 손태진은 눈물을 머금고 '대학생'의 신분을 버릴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손태진은 이러한 아픔을 딛고 작년 9월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베이징 올림픽 세계 예선 대회에서 불굴의 투혼을 발휘했다. 4회전 상대 야코모 가르시아(도미니카)와의 일전에서 당한 왼팔꿈치 탈구 부상에도 불구하고, 8강전에서 미국의 '로페스'를 서든데스까지 가는 혈전끝에 제압한 것이다. 게다가 결승에 진출해 우승을 차지하며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 '맨체스터의 영웅'으로까지 떠올랐다. 그야말로 '부활의 발차기'를 제대로 날린 그였다.

이러한 기세를 안고 손태진이 베이징행에 오른다. '예선 탈락'의 아픔과 '부상 투혼'의 경험을 잇따라 겪으면서 정신적으로 한층 더 성숙해진 손태진이다. 지난 미디어데이 당시 김세혁 코치는 "태진이의 정신적인 위축을 걱정했는데 회견장에서 말하는 것보니까 자신감이 넘치더라. 걱정 안해도 되겠다"고 안심하기도 했다.

일단 이 체급에서 손태진의 강력한 라이벌은 미국의 태권도 명가 로페스 가문의 셋째 마크 로페스(26)이다. 지난 4월 미국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베이징행 티켓을 손에 넣은 마크는 1999년 사상 최연소 동메달리스트가 된 후 2005년 스페인 마드리드서 열린 제17회 세계선수권 대회서 우승을 차지한 강호. 특히 이 대회에서 마크는 아테네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송명섭을 꺾어 파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미 멘체스터 대회서 마크를 한 차례 꺾은 바 있지만 당시 연장접전까지 가는 박빙의 승부였기에 손태진도 방심할 수는 없다. 작년 세계선수권 페더급 우승자 게슬러 아브레우(쿠바)도 유력한 우승 후보중 한 명으로 손꼽히지만 손태진 본인도 "미국 선수가 아마 어려운 상대가 될 것 같다"고 언급한 만큼 마크 전을 어떻게 넘느냐가 금메달 획득의 키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과연 손태진이 우여곡절 끝에 도전하게 되는 베이징 올림픽에서 대한민국에게 68kg급 첫 금메달을 선사할 수 있을까. 8월 21일 그 결과가 드러난다.

조이뉴스24 권기범 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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