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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즈 사건, 피폐해진 두산-LG-SK의 관계


"연말까지 가입금 문제를 합의하기로 결정했다."

히어로즈 가입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1일 유영구 총재가 주최한 KBO 긴급 이사회가 내린 최종 결론이다.

당시 이사회에 참석한 이상일 KBO 사무총장은 "확실한 결론은 내리지 못했다. 언제 이사회를 개최할지 정하지도 못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하면서 "연말까지 해결해야 한다는 점에 각 구단들이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 성과"라고 전했다.

히어로즈가 마지막 가입금 36억원 중 서울입성료로 LG, 두산에 직접 15억원씩을 먼저 입금하고 차액을 KBO에 전달한 것이 소동의 발단이 됐다.(양 구단은 앞선 가입금에서 1차적으로 입성료 12억원씩을 직접 전달받았다. 당초 받기로 한 27억원을 모두 채운 셈이다).

이에 대해 KBO는 "말도 안된다"고 히어로즈가 KBO에 36억원을 모두 입금하는 것이 기본 조건이라고 강경대처했다. 히어로즈에게는 가입금 분배 권한이 없다는 것이다.

여기서 SK도 발끈하고 나섰다. SK는 2000년 창단하면서 현대에 54억원을 주고 경기-인천-강원 연고료를 지불했지만, 현대가 2007년까지 수원에서 머문 탓에 입은 손해를 보상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SK는 이자까지 합해 63억원의 손해액을 주장했다)

특히, KBO를 비롯해 각 구단들이 SK의 요구가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고 인정하고 있어서 '직통거래'를 해버린 LG, 두산의 입장은 난처해진 셈이다.

당시 이사회서 문제해결에 대해 어느 정도 윤곽은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KBO는 LG, 두산, SK에게 연고료를 결과적으로 20억원씩으로 책정하며 각 구단에게 양보를 요구했다. 연고료를 총 27억원으로 배분하되 야구발전기금으로 7억원씩을 다시 납부하는 방향으로 조율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LG와 두산은 7억원을 다시 KBO에 입금하면 되고, SK는 20억원만 보상금으로 받으면 된다.

현재 LG와 두산도 문제 해결을 위해 이사회의 이런 방침에 따를 생각이지만 찜찜함을 감추지는 못하고 있다. SK는 "LG, 두산이 (히어로즈의) 입성금을 27억원씩 받기로 한 합의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27억원씩이라고 판단했던 양 구단으로서는 뒤늦게 돈을 토해내야 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아직 해당 구단들의 합의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지만 이제 연말까지는 며칠 남지 않았다. 가입금 문제와 관련해 꼬인 실타래를 풀어야 히어로즈 트레이드의 합리성 여부도 평가할 수 있다는 점에 각 구단이 공감하고 있는 만큼 어떻게든지 다음주에는 결론이 날 전망이다.

따져보면, 결과적으로 세 구단 모두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LG, 두산은 물론 SK도 20억원선에서 보상금액을 마무리하게 된 셈이기 때문이다.(물론 보상액을 인정받았다는 점을 성과로 볼 수는 있겠지만...)

히어로즈의 마지막 가입금 문제는 해결될 듯 보이지만, 남은 것은 이해가 얽힌 세 구단의 너덜너덜해진 관계 뿐이다. 일찌감치 기준을 제시하지 못한 KBO의 일처리가 아쉬운 대목이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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