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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꿈꾸는 대학 4년 유망주] 스카우팅 리포트① 좌완투수


역대 최고인 650만 관중을 목표로 내건 '2010 프로야구'가 지난 27일 막을 올렸습니다. 개막 당일 전국 4개 구장에서는 만원 관중이 꽉 들어찬 가운데 일제히 개막축포가 터져나오는 등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처럼 프로야구는 국내 최고 인기 프로스포츠로 자리매김했지만 그라운드에 서는 설렘을 만끽할 수 있는 이들은 한정되어 있고 아마추어 선수들이 그 선을 넘기는 쉽지 않습니다.

29일부터 군산 신월, 서울 목동구장에서 분산 개최되고 있는 '2010 회장기 전국대학야구 춘계리그'에 출전한 대학 졸업예정 선수들은 하나같이 '절박함'을 호소합니다. 단 6개월의 짧은 기간 동안 자신의 모든 기량을 발휘해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는 '프로 지명'이라는 바늘구멍을 통과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랫동안 야구를 하고 싶다'는 소박한 소망을 품은 이들 대학 4년생 유망주들을 포지션별로 나눠 소개하려 합니다. 과연 이들 중 몇 명이 프로 구단의 유니폼을 입고 우리 곁으로 더 가깝게 다가올까요?

우선 좌완투수 4명을 소개합니다. 그 뒤를 이어 우완투수-포수-내야수-외야수 순으로 차례로 소개할 것입니다.

"왼손 강속구 투수를 얻기 위해서는 지옥행 열차도 마다하지 않는다"라는 야구계의 속설이 있습니다. 그만큼 좌완 투수의 가치는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습니다. 같은 구속을 지닌 투수라면 우완보다는 좌완 투수가 더 타자들에게 빠르고 위협적으로 느껴지며 쓰임새가 많기 때문입니다.

올해 신인지명 행사에 참가할 선수 중엔 유독 눈에 띄는 왼손 투수가 많습니다. 고교에도 유창식(광주제일고3), 이현호(제물포고3), 이영재(천안북일고3), 문재현(서울고3) 등 빼어난 좌완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국내 프로팀 스카우트 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에게도 주목을 받으며 저울대에 올라 있는 상태입니다. 대학선수들은 하나같이 미국진출을 원하는 초특급 고교 선수들이 될 수 있으면 많이 나오기를 바랍니다. '경쟁상대'를 한 명이라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죠.

▶ 동의대 윤지웅(180cm 70kg)

"멀리 있는 것을 목표로 잡지 않습니다. 오직 내가 던진 볼 한 개 한 개에 대해 만족감을 느끼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그러면 좋은 결과가 자연스럽게 따라 온다는 걸 배웠죠. 만족하는 횟수가 많아지면 성적이 나오게 마련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아마야구계 최고의 좌완으로 평가받는 윤지웅(동의대4)은 올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까지도 넘보고 있다. 부산공고 시절엔 외야수를 봤지만 대학진학 후 1학년 말 본격적으로 투수수업을 받기 시작해 2학년 말 전국종합선수권대회에서 동의대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어 2009년 춘계리그마저 정상을 차지하며 2개 대회 연속 MVP를 차지하기도 했다.

윤지웅은 지난해 대학무대에서 총 61⅓이닝을 던져 0.15의 놀라운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으며 48이닝 연속 무자책점 행진도 이어가고 있다. 빠른 볼을 보유하고 있진 않지만 낙차 큰 슬라이더로 타자를 요리하는 능력은 특히 위기 상황에서 빛을 발해 경기운영 능력은 프로선수 뺨친다. 배짱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평가를 듣고 있는 윤지웅은 대학 마지막 시즌을 어떻게 마무리하느냐에 따라 프로지명 순번이 정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아시아선수권대회와 프로2군 및 대학재학생들로 엔트리를 꾸려 출전했던 월드컵대회에 대표선수로 연속 참가하면서 가능성을 충분히 인정받았다. 올 7월 미국에서 열리는 한-미 대학야구대회와 연이어 열리는 제5회 세계대학야구선수권대회 출전에 대한 욕심이 가득하다.

"동계훈련 기간 동안 컨트롤이 잡히지 않아 고생했는데 춘계리그 개막에 맞춰 제 페이스를 찾고 있습니다. 올 시즌이 너무 기다려지네요. 솔직히 전년도보다 더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는데, 글쎄요...작년만큼 한다는 건 쉽지 않겠죠?"

▶ 성균관대 이희성(185cm 88kg)

윤지웅에 이어 또 한 명 대학 최고의 좌완으로 평가되는 이희성(성균관대4)은 2009시즌 전국대회 6개를 통틀어 47⅓이닝을 던져 7승, 평균자책점 0.95를 기록했다. 매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되었던 성균관대지만 지난해에는 유독 정상의 자리와는 인연이 없었다. 그래도 제2회 KBO 총재기 대학야구대회에서 경성대를 3-2로 물리치고 대회 2연패를 달성했는데 이희성의 역할이 컸다. 혼자 3승(구원승)을 기록하며 12⅔이닝 1자책점을 기록해 평균자책점 0.71로 대회 MVP를 거머쥐기도 했다.

대구고 시절부터 김건필과 함께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이희성은 대학진학 이후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2학년 때 3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0.56을 기록하며 자신감을 가진 뒤 3학년 때는 팀 에이스로 자리잡았다.

"5개월만 버티면 된다는 생각입니다. 대학에서 4년 동안 해왔던 동계훈련이지만 이번이 마지막이기 떄문에 더 이를 악물고 견뎠습니다."

92kg까지 갔던 체중도 혹독한 훈련 덕분으로 감량해 훨씬 날렵해진 이희성은 몇 달 남지 않은 대학선수 생활에 최선을 다해 팀의 목표인 '전승'을 달성하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는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우수한 체격 조건과 더불어 구속 140km대를 넘나드는 빠른 볼과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뺏을 줄 아는 노련함, 그리고 안정된 제구력까지 갖추고 있어 프로 지명은 거의 확실해 보인다.

"프로가 쉽지 않은 곳이라는 걸 알지만 학교에서 한 만큼만 한다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4년이라는 시간을 결코 헛되지 않게 보냈거든요."

▶ 경성대 임현준(185cm 90kg)

원래 체중이 80kg대 초반에 머물렀던 임현준(경성대4)은 대학 진학 후 꾸준히 몸무게를 늘리면서 지금의 체중을 유지하고 있다. 덕분에 볼도 묵직해졌고 스피드도 증가해 최근 좋은 구위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춘계리그를 앞두고 치른 프로 2군과의 연습경기에서 임준섭(3년, 좌완)과 함께 철벽 마운드의 위용을 과시하며 올 시즌에도 팀을 4강 그 이상으로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고 시절 이희성, 김건필 등 팀의 에이스 틈바구니에서 1루 수비를 맡았지만 대붕기 결승전에서 깜짝 선발요원으로 출전해 눈길을 모은 바 있다. 당시 투수력이 바닥난 상태였던 대구고는 천안북일고와의 결승전에 임현준을 투입했고 결과는 대성공. 6⅓이닝을 4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2-1, 한 점 차 승리를 이끌어 대회 통산 8번째 우승을 모교에게 안겼다.

경성대에 진학한 첫 해에도 대통령기대회 결승전에서 단국대를 상대로 9이닝 동안 탈삼진 7개를 곁들여 안타 4개, 볼넷 1개만 내주며 무실점으로 막아내 대회 MVP를 차지했다. 그 해 8승 1패 평균자책점 1.61을 기록하는 등 두각을 나타냈지만 이후 2년간은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다소 주춤했다.

지난 동계훈련 기간 스피드를 끌어올려 최고구속 141km까지 찍었고 컨트롤도 많이 좋았졌는데 임현준은 스스로 견제 능력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직 평균 구속이 130km대 후반에 머무는 만큼 웨이트 트레이닝을 착실히 해 볼 스피드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대학에서는 아무래도 팀 성적을 우선시 하다 보니까 체계적인 개인훈련이 좀 미흡한 것 같아요. 프로진출에 성공한다면 더 집중적으로 단점을 보완해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겁니다."

▶ 인하대 신민철(180cm 85kg)

신민철(인하대4)은 2008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고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한 이혜천(야쿠르트)과 똑같은 좌완 스리쿼터형 투구 폼을 갖고 있다. 고교 시절 경기고에서 경동고로 전학을 가면서 제대로 실력을 드러내지 못하고 대학에 진학했다. 인하대에서도 매년 잔부상에 시달리면서 팀 주축 투수들의 뒤를 받치는 역할을 했지만 올해는 당당히 팀 에이스로서 나설 예정이다.

인하대는 예년과 비교해 혹독한 동계훈련을 통해 팀을 재정비하고 나섰다. 한 달간 체력강화 훈련을 가진 뒤 남해에서는 기술훈련과 연습경기 등을 통해 기량을 끌어올렸다. 신민철도 그동안 갖고 있던 부상을 털어버리고 실력을 키워 최근엔 구속 증가와 컨트롤이 잡히는 등 어느 때보다 기대가 높다.

"그동안 게임 출전 경험이 많이 없었기 때문에 위기가 찾아오면 조바심도 나고 자신감이 없었는데요. 경기 등판이 잦아지면서 타자를 상대하는 맛을 느끼게 돼 재미있어졌어요. 올 시즌엔 괜찮을 것 같은 예감이 팍팍 옵니다."

좌완 스리쿼터의 경우는 볼의 방향이 대각선으로 들어와 오른손 타자에겐 몸쪽 공이 위협적이지만 반대로 공이 눈에 확연히 들어오기 때문에 제구력이 동반되지 않을 경우에는 치명타를 맞을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좌타자에겐 절대적으로 유리한 탓에 신민철 자신도 프로입단의 꿈이 이뤄지면 중간 계투요원으로 좌타자 전문 원포인트 릴리프로 뛰고 싶다는 당찬 의욕을 내비쳤다.

"제가 야구를 시작한 이후 단 한 번도 우승을 해보지 못했어요. 대학 마지막 해인 만큼 올 시즌엔 기필코 팀을 정상에 올려놓고 졸업하고 싶어요."

<2편에서 계속~>

조이뉴스24 홍희정 객원기자 ayo3star@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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