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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소설] 고해 <12> - 정찬주소문은 다방 아가씨들한테까지도 퍼져 있었다. 사무실로 차 배달을 자주 온 미스 김이 물어왔다."사무실 정말 문 닫을 거예요?""청소하는 분이 막 욕을 하더라구요. 월급 떼먹고 문 잠가 버렸다구요.""소식 빠르군. 미스 김.""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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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소설] 고해 <11> - 정찬주아내가 대문의 빗장을 풀었다. 아내는 영문을 모른 채 졸린 목소리로 습관적인 말을 뱉어내고 있었다. 대답을 하지 않아도 섭섭해 하지 않는 그런 중얼거림이었다.동호의 옷을 받아들고서야 조금 크게 눈을 떴다."밖에 비 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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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소설] 고해 <10> - 정찬주동호는 그날 아침의 충동을 억누르지 못했었다.시내버스가 막 다리 위를 달리고 있었다. 그때 동호는 무심히 강물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강물은 아침 햇살을 받아 싱싱하게 번쩍거리고 있었다. 그때 동호는 군대시절에 보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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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소설] 고해 <9> - 정찬주잠시 후 동호는 역 광장을 지나 공사장 부근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호각소리가 삐익 삐익 들려왔다. 경찰과 과일행상 간에 말다툼이 벌어지고 있었다.노파의 소리가 더 당당했다."야 이놈아!""벌써 몇 번쨉니까. 할머니.""이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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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소설] 고해 <8> - 정찬주어쩌면 동호의 추측대로 회사가 자금난에 봉착하면서부터 박 주간은 철저하게 연극을 해왔는지도 몰랐다. 그리고 그것은 박 주간이 경제적으로 어려웠을 때마다 그를 도와준 사장의 은혜를 염두에 두고 그랬을 것이었다.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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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소설] 고해 <7> - 정찬주동호는 다방을 나왔다. 무작정 그렇게 앉아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었다. 동호와 철민은 약속이나 한 듯 어깨를 움츠렸다. 바람이 불어왔다가는 빌딩 사이로 달아나고 있었다. 시커멓게 변색된 나뭇가지들이 휘청거리면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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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소설] 고해 <6> - 정찬주여기까지 철민의 얘기는 조금도 과장이 없는 사실이었다. 철민이 다시 말했다."그런데 전주인 부사장이 등장함으로 해서 사장의 위치는 흔들린 겁니다. 아니, 흔들릴 정도가 아니라 부사장에게 아부를 해서 그나마 발행인의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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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소설] 고해 <5> - 정찬주동호는 제자리로 돌아왔다. 철민이 초조하게 물었다."뭐라 합니까?""사장과 별반 다를 게 없더군요.""걱정하지 말라는 얘기 말이죠.""그래요."철민의 얼굴이 다시 굳어지고 있었다. 그러면서 사장과 박 주간의 그런 주장에도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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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소설] 고해 <4> - 정찬주"하지만 김형, 우리가 낸 사직서엔 단서가 있어요."사직서는 어디까지나 자의에 의한 것이 아니라 타의에 의한 것인 셈이었다. 물론 사직서에는 '회사 내부 사정으로 기자직의 신임을 묻고자 사직서를 제출합니다'라고 적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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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소설] 고해 <3> - 정찬주동호는 철민의 얘기를 건성으로 듣고 있다 문득 귀를 세웠다. 철민은 엽차를 두 잔째나 비운 다음 정색을 하고 있었다."장형 말입니다.""……?""아무래도 그게 실수였던 것 같아요.""실수라니요?"동호는 비로소 담뱃불을 비벼 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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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소설] 고해 <2> - 정찬주철민은 동호를 기다리고 있었던 듯 유달리 긴 팔을 농구선수처럼 번쩍 쳐들었다."장형."철민은 뭔가 말을 할 듯하다 입을 곧 다물어버렸다. 재떨이에는 그가 피우다 만 담배의 꽁초들이 아무렇게나 나자빠져 있었다. 동호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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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소설] 고해 <1> - 정찬주동호는 눈을 치뜨며 걸음을 멈추었다. 그리고 그와 거의 동시에 눈언저리와 목덜미가 굳어짐을 느꼈다."아니……."절로 몇 마디가 입가로 비어져 나왔다. 너무도 어처구니없는 상황이었다.사무실 철문은 'U.S'란 영자(英字)가 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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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소설] 북으로 흐르는 강 <12> - 정찬주현소는 지난날의 허물을 벗기 위해 봉옥 아버지의 유언을 자신이 지켜주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런데도 현소는 봉옥에게 그런 말을 건네지 못하고 말았다. 현소의 노모가 소리를 지르며 뛰어들었기 때문이었다."이 서방질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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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소설] 북으로 흐르는 강 <11> - 정찬주"오메, 뒷심도 좋소잉."현소의 아내는 예전의 불륜 사건이 생각난 듯 불쾌한 얼굴을 하며 한마디를 더 덧붙였다."속 긁지 말고 얼릉 가시죠."그래도 봉옥은 물러서지 않았다. 홀대를 받더라도 꼭 현소를 만나서 장지를 해결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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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소설] 북으로 흐르는 강 <10> - 정찬주현소의 숙부 음성이 답답하다는 듯 좀 더 크게 들려왔다. 어쩌면 그는 모질지 못한 현소가 아무런 조건 없이 봉옥이에게 묏자리를 허락해줄 것 같자 미리서 쐐기를 쳐대고 있는지도 몰랐다. 그래서 묘안을 짜낸 게 산을 봉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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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소설] 북으로 흐르는 강 <9> - 정찬주봉옥은 아버지를 닮아 고집이 셌다. 그리고 성깔이 괄괄해서 싸움도 잘했다. 빨갱이 자식이라고 놀려댔다가 혼난 아이들이 많았다. 사내고 계집아이고 가리지 않고 함께 뒹굴어 코피를 흘리게 하거나 물어뜯어 혼을 내주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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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소설] 북으로 흐르는 강 <8> - 정찬주"아무래도 화장을 하는 것이 무난헐랑갑다. 그것이 우리헌테나 안골사람덜헌테나 모두 좋응께.""언니는요?""내가 뭐 아냐."봉순은 갑자기 굵은 눈물을 뚝뚝 떨어뜨렸다. 꼭이 슬퍼서라기보다는 난처한 자신의 입장이 한심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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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소설] 북으로 흐르는 강 <7> - 정찬주봉옥은 컴컴한 아랫목을 쳐다보며 털썩 주저앉았다. 최 노인의 머리맡에는 봉옥이 소포로 부쳐준 약상자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그때까지도 최 노인은 봉옥을 알아보지 못한 채 멍하니 누워 있었다. 정신이 잠깐씩 들락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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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소설] 북으로 흐르는 강 <6> - 정찬주봉옥이 중학교 2학년 때였다. 봉옥은 땀띠 샘 때문에 아버지와 큰 소리를 내지르며 다투었었다."아부지 이 땀띠 샘은 아부지하고 저하고 판 것이지라. 그런께 오늘부터는 우리 논 말고 다른 사람들 논에는 물을 댈 수 없을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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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소설] 북으로 흐르는 강 <5> - 정찬주"여긴 뭣 하러 왔어?"쪽을 진 백발의 현소 노모였다. 씩씩거리느라 들고 있던 호미를 떨어뜨리며 얼굴에 가득한 주름살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건강허신기라우?""건강이고 뭐고 왜 왔느냔께! 여긴 네가 올 땅이 아니란 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