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중국 이마트 철수로 해외 사업에서 고배를 마신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차기 주력 해외 시장인 미국 공략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연초부터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오래 전부터 '월마트 앓이'를 해왔던 정 부회장은 최근 그레그 포란(Greg Foran) 월마트 미국 법인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여러 사업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만남 이후 정 부회장이 조만간 선보일 이마트의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상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지난 1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그레그 CEO 등 월마트 관계자들과 매장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사진과 함께 "월마트 회장으로부터 점포 운영 방식을 배우는 중. 대단하신 분"이라는 글을 올렸다.
또 정 부회장은 월마트 매장 안에 있는 스테이크 코너를 둘러보고,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 서부 지역에 있는 다양한 유통업계 현장을 둘러보는 사진도 올렸다. 특히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로봇이 햄버거를 만드는 매장인 '크리에이터(Creator)'도 방문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정 부회장의 이 같은 행보는 올 하반기 미국 현지에 선보일 프리미엄 그로서란트(식료품+레스토랑) 매장인 'PK마켓' 오픈을 준비하기 위한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이마트는 'PK마켓' 오픈을 위해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 지역 건물 1~3층을 임대차했고, 미국 서부 지역 중심 유통체인인 '굿푸드 홀딩스'를 지난해 3천억 원에 인수한 바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지난달 말 미국 출장길에 올라 다양한 유통, 식품업체 관계자와 미팅을 하고 현장을 둘러봤다"며 "해외에서 국내 매장에 적용할 아이디어를 얻어 사업화시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정 부회장은 그 동안 미국 유통강자인 월마트의 경영 방식을 벤치마킹해 이마트 사업을 이끌어 왔다. 정 부회장은 지난 2006년 월마트코리아를 인수하며 월마트와 인연을 맺었으며, 2010년 말에는 월마트 출신 외국인 임원을 영입해 해외 소싱을 강화하기도 했다.
또 최근에는 온라인 강화 방안으로 이커머스 전담 법인을 설립키로 한 것도 월마트의 온라인 전략과 닮았다. 월마트는 2010년 이커머스 사업부를 오프라인과 분리한 후 온라인 매출이 매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월마트의 2016년 온라인 시장 점유율은 약 7.8%로, 2010년 1.8%였던 것과 비교하면 약 6년만에 4배 가량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가 올해 이커머스를 전담하는 법인을 신설키로 한 만큼 월마트 관계자들과 이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을 것으로 보인다"며 "상품력 제고, 자동화 등 오프라인 점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