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프레온가스 대량 배출…몬트리올 의정서 무용지물

박선영 경북대 교수 10년간 관측 데이터로 밝혀내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중국 동부지역에서 2013년 이후 연간 7천톤 이상의 프레온가스가 배출돼 온 사실이 밝혀져 오존층 보존를 위한 몬트리올 의정서 체제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

온실가스 관측을 위한 국제 네트워크인 AGAGE의 동북아 대표 관측점인 제주도 온실기체 관측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경북대 박선영 교수 연구팀은 2008년부터 2017년까지 관측된 프레온가스(CFC-11) 농도 자료와 일본 국립환경연구소 하테루마 섬 관측소에서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산둥성과 허베이성을 중심으로 하는 중국 동부지역에서 2013년 이후 연간 7천 톤 이상의 프레온가스가 배출된 사실을 밝혀내고 이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23일 게재했다.

프레온가스는 몬트리올 의정서에 의해 2010년 이후 국제적으로 생산과 사용이 전면 금지된 대표적인 오존층 파괴물질이다.

연구팀은 분석 결과의 신뢰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영국 브리스틀 대학, 영국 기상청, 미국 MIT, 스위스 과학기술연방연구소를 통해 2개 종류의 입자 확산 대기-화학 모델과 4개의 서로 다른 알고리즘으로 각각 독립된 분석을 수행했다. 미국 UC 샌디에고, 호주 CSIRO 기후연구센터, 일본 국립환경연구소(NIES) 연구팀도 참여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미국 해양기상국(NOAA)이 배경대기 농도 관측 자료 분석 결과 전 지구적인 프레온가스의 배출량이 2013년 이후 다시 증가했다는 결과를 네이처에 게재한 이후 배출지역 및 배출량 규명이 초미의 관심사가 된 상태에서 나온 결과여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박 교수팀의 연구 결과는 NOAA가 보고한 전 지구 프레온가스 증가량의 40~60%에 해당하는 것이다.

대기 중 농도 관측으로부터 추정된 프레온가스 배출량.

(위) AGAGE 네트워크의 전세계 관측소들 중 5개 배경대기 관측소에서 측정된 프레온가스 농도(초록 다이아몬드)와 미국해양기상국에서 보고한 프레온가스 농도(주황 십자)를 활용하여 계산된 전 지구의 프레온가스 배출량 변동. (아래) 한국의 고산과 일본 하테루마 관측 결과와 대기-화학 역추정 모델을 결합하여 산출된 중국 동부지역 배출량 변동. 검은 실선은 생산·사용의 국가 통계를 기반으로 예측된 중국 동부지역의 프레온가스 배출량.[한국연구재단 제공]

프레온가스는 대표적인 발포제로 건축물이나 냉장시설의 단열재 및 각종 소비 물품에 사용돼 왔다. 따라서 2010년 이전에 만들어진 건물이나 냉장시설 속에 있는 가스의 지속적인 유출이 가능하다. 하지만 기존 사용분으로 인한 배출량은 이번에 관측된 배출 증가량에 비해 매우 작기 때문에 현재의 배출 증가는 오존사무국에 보고하지 않고 진행된 새로운 생산‧사용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박 교수는 “현재로서는 어떤 과정으로 배출 증가가 나타났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전통적으로 프레온가스의 대기 중 배출은 생산 과정 뿐 아니라 단열재에 초기 충진되는 과정에서도 많이 나타나므로 프레온가스의 배출지가 생산지와 일치한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또한 현재 관측된 배출량 증가는 실제 생산된 전체 프레온가스 양의 일부일 가능성이 크고, 프레온가스가 사용된 새로운 단열재들에서 지속적인 추가 배출이 진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동부의 프레온가스 배출, 어떻게 밝혀냈나?

가장 대표적인 오존층 파괴 물질인 프레온가스는 1987년 몬트리올 의정서를 시작으로 선진국 중심의 감축 노력에 따라 1990년대 중반부터 대기중 농도가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다. 2010년부터는 중국을 포함한 모든 개발도상국에서도 사용과 생산이 전면 금지됐다. 따라서 기존 사용분에서 방출되는 가스를 감안하더라도 추가적인 생산과 사용이 없다면 일정 속도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런데 2018년 미국해양기상국(NOAA)은 지구 대기 중 프레온가스 평균 농도 감소 속도가 2012년을 기점으로 현저히 둔화했고, 생산이 주로 이루어졌던 북반구에서의 대기 농도와 남반구 농도의 차이가 다시 커지기 시작했다는 놀라운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북반구 어딘가에서 연간 수천 톤 이상의 프레온가스가 추가 배출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유엔 환경국 및 오존사무국을 포함한 관련 정책 결정자들과 전 세계 과학자들에게 미지의 배출지역 및 배출량의 정확한 규명은 매우 긴박한 사안으로 떠올랐다.

연구팀은 동북아시아 대표 관측지점인 제주도 고산의 경북대 온실기체 관측센터에서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실시간 연속 관측된 고정밀, 고밀도 CFC-11 농도 자료와 일본 국립환경연구소 하테루마 섬 관측소에서의 자료를 대기-화학 역추정 모델들을 활용해 분석했다.

10년 동안 관측된 대기 중 CFC-11 농도의 시계열 자료에서 지역 배경대기(청정지역 대표 공기)와 아시아 대륙 기원 오염공기를 구분한 결과 동북아시아 지역 배경대기 농도는 전 세계 평균 농도와 같이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였으나 오염공기의 농도는 2013년부터 그 크기와 빈도가 급격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프레온가스 배출지역 분포.

(a)과 (b)는 각각 2008-2012년과 2014-2017년 기간 평균 배출량의 지역 분포를 나타내며, (c)는 두 기간사이의 배출량 변화를 표현함. [한국연구재단 제공]

반면 같은 기간 동안 전세계의 다른 AGAGE 관측소들의 농도는 큰 변화를 찾을 수 없었으며 일본 하테루마 섬 관측소 결과들은 제주도 고산에 비해 오염공기 농도의 변화는 뚜렷하지 않지만 오염농도는 지속적으로 관측됐다.

동북아시아 관측소들이 보이는 이러한 특징적인 자료를 기반으로 배출의 기원지 및 배출량 추정을 위해 영국 브리스틀 대학, 영국 기상청, 미국 MIT, 스위스 과학기술연방연구소를 중심으로 하는 국제 연구팀이 서로 다른 모델로 분석을 수행했다.

입자확산 모형의 분석에 따르면, 한국 제주도와 일본 하테루마 섬의 관측이 설명할 수 있는 동아시아의 지역 범위는 중국의 동부 9개 성과 한반도, 일본 서부 지역이었으며 동일 연구 기간에 한반도 및 일본 서부 지역에서는 CFC-11 배출의 뚜렷한 증가는 보이지 않았다.

반면, 2013년 이후 중국 산둥성과 허베이성을 중심으로 하는 동부지역에서는 배출량의 현격한 증가가 나타났다. 2012년까지의 배출량은 이전의 생산과 사용 기록으로부터 산출되는 추정치와 잘 일치했지만 2013년 이후 연 배출량은 이전 기간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하고 같은 기간 국가 통계치와 심각한 차이를 보인 것이다.

박선영 경북대 지구시스템과학부 교수[교신저자/공동제1저자]
최상국기자 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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