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MBC "상반기 400억원대 적자, 중간광고 도입 시급"


"광고매출 1993년 수준"…방발기금 분담 등 비대칭규제 개선 요구

[아이뉴스24 도민선 기자] 지상파방송사의 광고매출 감소 등 악화된 경영환경 개선을 위해 중간광고와 기금 분담 등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유료방송 등과의 '공정경쟁'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MBC는 3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의 경영상황 등을 문제로 이 같은 방송시장의 비대칭규제 해소, 계약직 아나운서 처우 문제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당초 예상됐던 최승호 사장은 참석하진 않았다. 대신 조능희 기획조정본부장, 정영하 정책기획본부장, 최진훈 법무부장 등이 참석했다.

MBC는 경영환경이 최악의 상황임을 강조했다.

조능희 본부장은 "지난 상반기 400억원대 영업손실이 발생했고, 올해 광고매출은 1993년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주 방송문화진흥위원회에 비상경영방안을 보고했다"며 비대칭규제 개선을 통한 공정경쟁 확보가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1일 오전 MBC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 사옥에서 경영상황 등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출처=MBC]
31일 오전 MBC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 사옥에서 경영상황 등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출처=MBC]

지난해 MBC의 광고매출은 2천736억원. 최고치였던 2011년 5천977억원 대비 54% 감소한 수치다. 사측은 정확한 전망치를 밝히진 않았지만 올해 광고매출은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8월부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 임원 임금 10% 삭감과 업무추진비 30% 반납, 전 직원 연차수당 현금보상한도 축소, 조직슬림화와 제작비 효율화 등을 통해 지난해 대비 174억원의 비용 절감을 거두겠다는 목표다. 추가로 노동조합과 합의를 통해 인건비를 절감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매출 감소로 인한 어려움 극복을 위해 하루빨리 지상파방송에 중간광고가 도입돼야 한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조 본부장은 "공정하게 경쟁하는 광고시장을 만들어달라는 게 지상파방송사의 오랜 숙원이고 대통령 공약사항이기도 하다"며, "아직까지도 중간광고가 허용되지 못하는 것은 뼈아픈 지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재 지상파는 프로그램 편성 시 하나를 여러 부로 나누는 형태의 유사 중간광고인 PCM(프리미엄 광고)을 시행하고 있다. 중간광고가 허용돼도 광고매출 증대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MBC 측 기대는 달랐다.

정 본부장은 "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개별 방송사당 100억~200억원의 광고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광고주 입장에서도 PCM보다 중간광고가 훨씬 더 광고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MBC는 또 방송통신발전기금 분담제도의 개편 필요성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조 본부장은 "2000년 이후 MBC 본사와 지역네트워크의 방발기금 분담액은 6천600억원에 달하는데, 적자가 나더라도 광고매출의 일정 부분을 분담하도록 돼 있다"며, "방송시장이 예전처럼 과점구조였다면 분담액을 내면서도 성장할 수 있었겠지만, 종합편성채널과 케이블TV의 MPP 등이 등장한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를 위해 다른 방송사업자의 분담액을 늘려야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즉답은 피했다.

정 본부장은 "방발기금 분담제도의 개선 방향은 어떻게든 좋으니 공정한 환경을 만들어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MBC는 올해 진행되는 UHD 방송사업권 재허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요점은 방통위가 제시한 UHD방송 편성비율 등 의무사항이 있는데, 재정악화로 UHD 방송 도입에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것.

정 본부장은 "UHD 방송을 위해 전환비용이 막대한데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것은 없다"며, "현재 적자구조 속에서 예전 계획대로 집행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상파방송사협회(한국방송협회) 차원에서 방통위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직장 내 괴롭힘' 조사위원회 권고 수용키로

MBC는 최근 계약직 아나운서들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사측을 노동청에 진정한 것에 대해서도 회사 측 입장을 설명했다.

사측에 따르면 2016년과 2017년에 입사한 계약직 아나운서들은 계약기간 만료로 퇴사했다가 법원의 근로자지위가처분신청 인용을 받아 회사에 출근하고 있다.

지난 17일 MBC는 외부전문가인 김주현 법무법인 양재 변호사를 위원장으로 둔 조사위원회를 마련하고 실무검토에 진행했다. 핵심은 계약직 아나운서들에 대한 업무 미부여와 공간 분리였다.

조사위원회는 신고자들의 현재 상황을 고려해 아나운서국의 고유 업무 중 적절한 직무를 부여하도록 권고했다. 또 업무수행의 효율성을 위해 아나운서국 사무실 배치를 원칙으로 하되 공간사정과 업무배치 상황을 고려해 시행하도록 했다.

정 본부장은 "현재 아나운서국장과 계약직 아나운서들의 면담이 진행 중이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업무배정이 진행될 것"이라면서도, "방송의 출연은 아나운서국장에게는 없는 권한이나 가능한 권한 내에서 면담 내용을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또 "두 개의 사무실을 사용하는 다른 부서들처럼 아나운서국도 두 공간을 쓰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계약직 아나운서들이 당장 방송에 출연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조 본부장은 "방송 출연은 제작진의 권한"이라며, "임시로 사원 지위를 부여한 사람들이 방송프로그램을 달라는 것인데, 현재 아나운서국에서도 방송일을 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MBC는 법원에서 2017년까지 근무한 프리랜서 앵커의 근로자성을 인정한 사례에 대해서는 항소하지 않기로 했다. 이후 당사자와 출근 일정을 논의하겠다는 방침이다.

도민선 기자 domingo@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MBC "상반기 400억원대 적자, 중간광고 도입 시급"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