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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2주차에도 불안한 '롯데온'…'SSG닷컴' 초기 데자뷔


검색 정확도 낮고 속도도 느려…롯데프레시·면세점은 앱 통합 안돼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롯데그룹이 '이커머스 시장 정복'을 목표로 야심차게 론칭한 롯데온이 출범 2주차를 맞았음에도 안정화되지 못해 이용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앱) 내 검색 정확도가 떨어짐은 물론 앱 구동마저 자주 멈추는 현상이 벌어지는 데다 일부 계열사의 쇼핑몰 통합마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론칭된 '롯데온'은 서비스 오픈 2주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검색'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이날 롯데온에 '아이패드'를 검색하면 최상단에 삼성전자의 USB가 검색됐다.

롯데쇼핑은 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슈퍼·롯데닷컴·롭스·롯데홈쇼핑·롯데하이마트 등 7개 계열사의 쇼핑몰을 하나로 합쳐 '롯데온'을 론칭했다. 또 7곳의 상품을 한 데 모아 3천900만 명에 달하는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개인 맞춤형 쇼핑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란 계획을 밝혔지만, 이용 과정에선 롯데쇼핑이 강조했던 부분들을 전혀 체감할 수 없었다.

◆검색 느리고 부정확…다운 잦고 일부 계열사 앱은 통합마저 '아직'

롯데온의 검색 문제는 단지 원하는 제품을 찾을 수 없는 점으로 끝나지 않았다. '애플'을 검색했을 경우 아이폰, 에어팟 등 브랜드 제품을 검색하는 것이 아니라 '사과'를 검색하는 모습을 보였고, 연관검색어 기능 또한 지원하지 않았다.

롯데온, 쿠팡, SSG닷컴에 '아이패드'를 검색한 결과. [사진=각 사 앱 캡쳐]
롯데온, 쿠팡, SSG닷컴에 '아이패드'를 검색한 결과. [사진=각 사 앱 캡쳐]

이는 쿠팡, SSG닷컴(쓱닷컴) 등 경쟁 이커머스 플랫폼이 같은 상황에서 정상적인 제품을 출력하거나 연관 검색어를 통해 검색 다양성을 지원하는 것에 비해 부족했다. 특히 롯데하이마트의 별도 앱 및 모바일 웹 쇼핑몰에서 '아이패드'나 '애플'을 검색할 시 정상 제품이 곧바로 검색되고 연관검색어가 제시돼 같은 계열사 사이에서도 호환이 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검색 속도도 비교 대상인 쿠팡과 SSG닷컴 대비 2배 가까이 느렸다. 또 여러 항목을 연달아 검색하자 '504 게이트웨이 타임아웃(게이트웨이 시간초과)' 메시지가 출력되며 앱이 다운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게이트웨이는 서로 다른 프로토콜끼리 네트워크 통신을 사용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기기다. 또 게이트웨이 시간 초과 메시지는 게이트웨이가 연결된 서버에서 응답을 받지 못했을 경우 출력된다. 결국 이는 롯데온의 검색 서버 구축이 아직 완벽하게 마무리되지 않았음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롯데마트의 온라인 플랫폼인 롯데프레시와 롯데면세점 등 일부 계열사 앱 통합도 아직 완벽히 마무리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실제 롯데온 내 '몰 이동' 카테고리를 클릭하고 이들 몰을 선택할 경우 '앱이 설치되지 않아 스토어로 연결됩니다' 라는 메시지가 출력됐다.

또 이 과정에서 수 차례 앱을 설치하지 않고 몰 이동을 지속 시도하자 해당 몰의 모바일 웹 페이지가 출력되는 등 사용자 경험이 일관적이지 않은 모습도 나타났다.

롯데온의 일부 쇼핑몰은 아직 통합되지 않은 모습을 보였으며, 검색을 계속하자 다운 현상도 일어났다. [사진=롯데온 앱 캡쳐]
롯데온의 일부 쇼핑몰은 아직 통합되지 않은 모습을 보였으며, 검색을 계속하자 다운 현상도 일어났다. [사진=롯데온 앱 캡쳐]

결제 수단도 카드, 현금, L페이 충전 등 적은 수만을 지원했다. 반면 SSG닷컴은 신용카드·계좌이체·카카오페이·휴대폰 소액결제·삼성페이 등 다양한 결제 서비스를 제공했으며, 쿠팡도 원터치 카드결제 외 무통장입금, 휴대폰 소액결제 등 다양한 방식으로 결제할 수 있었다. 또 결제 과정에서도 앱이 한 차례 다운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소비자 A(30·여) 씨는 "롯데온에 대한 기사를 보고 관심이 생겨 쇼핑을 해 보려고 했지만, 검색이 느리고 다운이 잦아 원하는 상품을 찾지 못했다"며 "롯데라는 이름을 믿고 많은 소비자들이 관심을 가질텐데, 서비스가 이 정도 수준이라면 큰 경쟁력을 갖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정화 지연에 소비자 불만 거세져…업계 "좀 더 신중히 론칭했어야

롯데온의 서비스 안정화 지연에 소비자 불만도 차츰 표면화되는 모습이다. 롯데온 앱의 평점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1.9점, 애플 앱스토어에서도 1.9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3~4점대를 기록하고 있는 SSG닷컴과 쿠팡 대비 절반 가까이 낮은 점수다.

업계는 이 같은 롯데온의 서비스 불안정 현상은 론칭 계획을 너무 서두른 것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롯데쇼핑에 앞서 모바일 앱 통합을 진행했고, 지금의 롯데온과 비슷한 어려움을 겪은 바 있는 SSG닷컴 등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보다 신중하게 론칭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앞서 SSG닷컴은 지난 2014년 1월 론칭 초기 시스템 오류로 배송·결제 문제가 발생해 고객 탈퇴가 이어지는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를 빠르게 안정화한 후 같은 해 9월 처음으로 웹 순 방문자수(UV) 100만 명을 기록하며 순조로운 성장 궤도에 오른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IT 전문 회사가 아닌 만큼 대규모 온라인 통합 진행시 시스템적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지만, 지금 상황을 지켜보면 너무 급하게 준비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롯데가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후발 주자인 만큼 서비스 완성도를 높이는 데 충분한 시간을 들였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합 규모도 타 서비스 대비 크고, 대상 계열사도 많은 상황이니 서비스를 제대로 정착시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영제 롯데이커머스 대표는 롯데온을 오는 2023년까지 20조 원 규모의 플랫폼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사진=아이뉴스24 DB]
조영제 롯데이커머스 대표는 롯데온을 오는 2023년까지 20조 원 규모의 플랫폼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사진=아이뉴스24 DB]

이에 대해 롯데쇼핑은 현재 대부분의 상품들이 롯데온 내에 등록돼 있다고 밝혔다. 다만 검색 엔진과의 연동이 아직 완벽히 이뤄지지 않아 상품 검색에만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서버 문제의 경우 매일 보완 조치를 시행해 점차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앱 통합이 이뤄지지 않은 부분도 조속히 해결하겠다는 방침이다. 일례로 롯데프레시 상품은 98% 가량이 롯데마트 상품과 카테고리가 겹치는 만큼, 항목을 롯데마트에 통합하는 방식으로 통합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다만 면세점은 유통 구조 등의 이질성이 있어 당분간 롯데온 앱 내 편입을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상품 등록 등 원활한 서비스를 위한 제반 준비는 모두 완료됐지만 기술적 문제가 아직 남아 있는 상태"라며 "빠른 시일 내 서비스를 정상화하고, 소비자들이 불편 없이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품 상세정보에 오류가 있을 시 검색이 되지 않는 문제가 있어 정제 작업중이며, 5월 내로 어느 정도 개선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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