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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융합에너지 시대 한 걸음 더…'ITER' 조립 개시 선언


28일 ITER 장치조립착수 기념식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인류의 미래 에너지 시대를 개척할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International Thermonuclear Experimental Reactor)가 본격적인 장치조립단계로 진입했다.

ITER 국제기구는 28일 오후 5시(한국시간) 프랑스 남부 카다라쉬의 ITER 건설현장에서 미국, 러시아, EU, 일본, 중국, 한국, 인도(참여순) 등 회원국들과 함께 '장치조립착수 기념식'을 갖고, 세계 최대 핵융합장치의 조립 개시와 함께 "새로운 에너지 시대의 시작을 선언"했다.

유튜브를 통해 전세계 생중계로 진행된 기념식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 등 회원국의 정상급 인사들이 원격 영상으로 축하인사를 전하고, 미래 에너지확보를 위한 국제 공동의 노력이 성공하기를 기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ITER 장치조립착수 기념식에서 축하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ITER 유튜브 캡쳐]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ITER 장치조립착수 기념식에서 축하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ITER 유튜브 캡쳐]

ITER 건설현장 전경 [과기정통부]
ITER 건설현장 전경 [과기정통부]

ITER 국제기구는 "최근 몇 달 동안 전 세계로부터 부품들이 도착함으로써 ITER 조립단계 착수가 가능해졌다"면서 "이는 ITER 국제 연구 프로젝트의 35개 회원국(EU개별국·영국·스위스 포함)들이 기후변화에 맞선 공동의 대응에 있어 항구적인 방법으로 함께하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로써 인공태양을 건설하기 위한 인류 최대·최장의 국제공동 과학 프로젝트인 ITER는 2007년 건설을 시작한 지 13년만에 본격적인 장치조립 단계에 진입, 앞으로 약 5년 뒤 첫 플라즈마 실험에 도달하기까지의 마지막 여정을 내딛게 됐다.

올해 들어 ITER 회원국들은 각자 맡은 품목들의 개발·제작을 속속 완료하고 프랑스 건설현장으로 보내왔다. 특히 ITER 주장치의 첫 번 째 섹터 조립에 필요한 초전도자석 TF코일(일본·유럽, 4월), 저온용기 베이스(인도, 5월), PF코일(유럽, 6월), 열차폐체(한국, 6월)등이 현장에 도착한 데 이어 7월21일에는 한국이 제작한 첫 번째 진공용기 섹터가 프랑스 항구에 도착해 건설현장으로 이송중이다.

ITER 주장치는 각 진공용기 섹터(각 40도 구조물)에 매칭되는 TF 자석, 열차폐체를 조립하고, 이러한 섹터 9개를 서로 조립해 완성한다. 진공용기 섹터 9개 중 4개를 한국이 맡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제작한 ITER 진공용기 첫 번째 섹터(섹터 6번)[과기정통부]
현대중공업이 제작한 ITER 진공용기 첫 번째 섹터(섹터 6번)[과기정통부]

ITER 주장치 조립에는 약 4년 반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무게와 길이가 각각 수백 톤, 15미터 이상인 품목들을 엄격한 공차와 세밀한 일정을 준수하며 최종 조립·설치하는 이 과정은 최고 난이도의 과학기술적 도전이다. 주장치 조립 외에도 가열장치, 극저온 냉동 시설, 연료 주기 등 보조시스템을 설치해야 한다.

베르나 비고 ITER 사무총장은 "부품 하나하나씩 기계를 건설하는 것은 복잡한 시간표에 따라 3차원 퍼즐을 조립하는 것과 같다. 장치 조립의 사업관리, 시스템 엔지니어링, 리스크 관리, 물류 등의 모든 측면이 스위스 시계처럼 정확하게 수행되어야 한다.”며 "우리는 향후 몇 년간 따라야 할 복잡한 대본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ITER를 이루는 9개 주요 장치 조달을 맡고 있다. 국내 110여개 기업이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핵심 품목이자 극한기술의 결정체로 조립의 첫 순서에 해당하는 진공용기 최초 섹터를 완성하고, ITER 전용 특수 조립 장비를 개발함으로써 '장치 조립 개시'에 큰 역할을 했다.

한국의 참여 기업들은 이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른 회원국들이 맡은 조달품목까지 수주해 지금까지 6천180억원(136건)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그동안 한국이 ITER에 참여하면서 납부한 분담금 총액(올해 예정치 포함 약 3천723억)의 두 배에 가까운 실적이다.

유석재 국가핵융합연구소장이 28일 오전 세종특별자치시 세종파이낸스센터 과기정통부 기자실에서'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장치 조립'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유석재 국가핵융합연구소장이 28일 오전 세종특별자치시 세종파이낸스센터 과기정통부 기자실에서'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장치 조립'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유석재 국가핵융합연구소장은 28일 오전 과기정통부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하면서 "오늘은 굉장히 기쁘고 행복한 날"이라고 말했다.

유 소장은 "핵융합 기술이 더 이상 양치기 소년이 되지 않고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면서 "특히 백지상태에서 출발해 세계 각국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협력해 인류의 미래를 위한 장기간의 국제공동 프로젝트를 완성해 가고 있는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2025년에서 2028년 경에는 핵융합 에너지의 상용화 가능성이 입증되면서 세계 에너지 시장이 요동칠 것"이라면서 "10년 안에 현재 원자력발전소에 비견할 만한 핵융합발전소가 세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과기정통부는 "한국의 핵융합에너지 전문가들이 ITER 국제기구에서 장치 건설을 총괄하는 중책을 연이어 맡는 등 뛰어난 역량과 리더십을 발휘해 오고 있으며, 향후 장치 조립에도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정부는 2050년대 핵융합에너지 실현 목표를 달성하고, 한국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고 기술과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장기적 연구개발과 인력양성에 정책적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ITER 프로젝트는 핵융합에너지의 실용화 가능성을 실증하기 위해 미국, 러시아, EU, 일본, 중국, 한국, 인도 등이 공동으로 대형 초전도핵융합실험로를 건설·운영하는 사업이다. 회원국들이 현물과 현금 동일 지분을 분담하고 있다. EU가 45.46%, 나머지 6개국이 각 9.09% 씩을 맡고 있다.

2025년 최초 플라즈마 실험을 목표로 현재 약 70%의 공정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완공 후에는 12년간 운영하면서 핵융합 발전의 최종적인 공학적 실증을 진행할 계획이다.

최상국 기자 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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