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사이트]핵무기보다 무서운 달러③


미국의 징벌적 외교정책은 달러 결제 통제라는 도구로 달성된다

[아이뉴스24 김상도 기자]달러가 핵무기보다 더 무서운 폭발력을 발휘하는 것은 미국의 각종 규제법과 합체할 때이다.

미국은 징벌적 대외 정책의 수행을 위해 수많은 제재법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 제재법을 위반하는 외국 국가·기업·개인에게 달러 시스템을 통한 징벌을 과한다.

지난 2015년 5월 1일 미국 법무부는 제재법을 위반한 혐의로 프랑스의 BNP 파리바 SA에 89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이란·쿠바·수단에 대한 제재법을 어긴 BNP 파리바 은행은 결국 89억 달러의 벌금을 물고, 1년 동안 달러 결제가 중단되는 제재를 받았다.

[워칭 어메리카]

HSBC 홀딩스·스탠다드 차터드 은행·코메르츠방크·클리어스트림 뱅킹 등도 비슷한 이유로 막대한 벌금을 지불할 수밖에 없었다.

2018년 미국 재무부는 러시아에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알루미늄 회사인 유나이티드 루살이 달러를 기반으로 한 금융 시스템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를 취했다. 결과는 파괴적이었다. 하루아침에 루살은 많은 회사들과 거래를 할 수 없게 됐으며 서구의 결제 은행들도 부채 결제를 거부했다. 이 회사의 채권과 주식은 폭락했고, 비록 제품의 14%만 미국에 수출하고 있지만 미국 은행과 거래를 할 수 없었다.

중국 전자회사인 ZTE는 지난 2017년 3월 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에 상품을 판매했다는 이유로 기소돼, 11억9천만 달러의 벌금을 미국에 지불하기로 하고 사태를 마무리 지었다. 이와 함께 기본적인 부품들을 구매하는 것이 불가능해져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이 경우는 회사의 소재지나 영업 지역의 법을 어긴 것이 아니었는데, 미국의 제재법은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도 무소불위의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21세기 들어서 국제적인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해외 시장에서 위협을 느낀 미국은 국제 경제적·지정학적 지위를 지키기 위해 달러를 무기화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전 세계 GDP의 20% 정도만 생산하고 있지만, 절반 이상의 국제 준비 통화와 결제는 달러가 맡고 있다.

이것은 1944년의 브레튼 우즈 협정의 결과인데, 1971년 닉슨 대통령이 달러의 금본위 제도는 폐지했다. 그 결과 미국 달러는 자유롭게 통화 공급을 통제할 수 있게 되면서 더욱 막강한 슈퍼 달러로 변신했다.

지난 1965년 프랑스 재부장관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의 지적처럼 달러는 ‘지나친 특권’을 누리게 됐다. 달러 덕분에 미국은 무역 적자나 경상 적자를 손쉽게 메울 수 있다. 재정 불균형의 위험으로부터도 보호를 받는데, 달러를 마음대로 찍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트레이드비스타스]

양적 완화 같은 미국의 통화정책으로 인해 달러는 경쟁적 위치에서 스스로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마법이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달러의 폭발력은 제재 프로그램과의 관계에서 나온다. 국제긴급경제권법(International Emergency Economic Powers Act)·적대국무역법((Trading with the Enemy Act)·애국법(Patriot Act) 등은 달러 결제 흐름을 무기화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다.

그리고 스위프트(SWIFT : Society for Worldwide Interbank Financial Telecommunication) 시스템과 결합하면 세계 경제 활동에 대해 전례 없는 통제력을 갖추게 된다. 스위프트는 국제금융거래 내역을 통보하는 시스템인데, 미국은 지난 2001년 911 이후 테러리스트의 자금을 추적한다는 목적으로 스위프트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거래를 들여야 보고 있다. 하루에 3천만 건 이상의 금융거래가 통보된다.

달러 폭발력의 뇌관은 칩스(CHIPS : Clearing House Interbank Payment System)이다. 칩스는 하루 1조5천억 달러에 달하는 달러 결제를 관리한다. 미국은 이 시스템을 통해 결제를 거부할 수 있다. 결제를 거부 당한 개인·기업·국가는 고립돼 재정적으로 파산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지구촌의 개인과 기업은 미국의 순종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결국 미국의 대외 정책을 위한 근거법을 마련한 후, 이 법을 어기는 개인·기업·국가를 스위프트로 감시하고, 위반 사항이 발견될 경우 칩스를 통해 제재하는 방식이다.

제재 대상은 개인·기업·정권·국가를 가리지 않는다. 2차 제재는 외국 기업, 금융기관, 개인 등이 규제 대상인 기업과 거래하는 것을 금지한다. 미국 은행이나 미국 지불 시스템을 통한 결제는 미국이 제재 대상이 소유하고 있는 미국 내 자산에 대해 징벌을 가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한다.

벌칙은 범죄적 처벌과 민간적 처벌을 모두 포함한다. 범죄적 처벌은 20년의 징역과 1백만 달러까지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민간적 처벌은 29만5천 달러 이상의 벌금이다. 미국 정부 재무부 산하 조직인 OFAC(해외자산통제국 : Office of Foreign Asset Control)이 이러한 임무를 수행한다.

게다가 미국 법무부와 미국의 개인 변호사 사무실도 제재 위반에 대해 형사 소추할 수 있는데, OFAC와 협력해서 하거나 독자적으로 한다.

김상도기자 kimsangd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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