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옹철’ 김명철 수의사는 지난 18일 진행한 ‘캣츠’ 40주년 내한공연 ‘집사들의 젤리클 볼 GV(관객과의 만남)’에서 ‘캣츠’로 보는 고양이에 대한 이해와 예의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그는 “‘캣츠’ 고양이들을 행동학적으로 하나씩 분석하면서 생각한 게 이번이 처음”이라며 “정말 놀라웠던 점은 말이 안 되는 고양이가 한 마리도 없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모두 어떤 행동학적인 근거가 보이더라”며 “사연들을 하나둘씩 알게 되니까 전체적인 내용이 풍성해지고 이해도 자체가 훨씬 넓어져서 전체적인 극을 보는데 있어서 재미가 더해졌다”고 평했다.
이어 “그 메시지를 면밀히 살펴보면 틀림없이 인간을 집사로서 부려먹으려고 하는 의도가 보인다고 할 수 있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가장 임팩트 있는 부분은 ‘고양이는 개가 아닙니다’라고 경쟁 상대인 개를 밀어내겠다는 메시지가 명확하게 담겼다는 것”이라며 “사람이 이런 메시지를 담을 수 없기에 고양이들이 이 지구를 계속해서 정복하기 위한 목적성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인간들이 고양이를 자연스럽게 이렇게 대할 수밖에 없는 메시지를 교묘하게 넣어놨다”며 “절대 함부로 대하지 말라고, 모자를 쓴 상태로 이야기하지 말라고 한다”고 예를 들었다.
김 수의사는 “자기보다 높은 사람한테 예의를 갖춰서 깍듯이 인사할 때 모자를 벗는데 교묘하게 그런 걸 표현해놨더라”며 “모자를 쓰고 고양이를 대하면 사람이 평소보다 덩치가 커 보일 수 있어 고양이들은 무서워할 수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깨알 같은 내용들이 적혀있다”고 말했다.
또 “고양이 입맛이 까다롭기 때문에 ‘너희들이 알아서 맛있는 것을 잘 찾아서 내놔라’ 하는 메시지까지 완벽하게 들어가 있다”며 “다분히 고양이 편의적인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알론조는 어른이긴 한데 아직 정신적으로 성숙이 되지 않아 1세 정도로 추측된다”며 “덩치도 크고 당당하고 자신감도 있지만 아직까지 영역에 대한 집착성이 부족한 상태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스킴블샹스에 대해서는 “7세 정도의 조력자 고양이”라며 “본래 수컷 고양이는 단독 생활을 하지만 간혹 모계사회에서 조력자로 살아가는 고양이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극중 여러 새끼 고양이들이 스킴블샹스를 잘 따르는 모습이 나온다”며 “기차가 지나다니는 철도역에 고양이들이 있는 경우가 꽤 많다”고 했다.
또 “철도역은 여러 가지 짐들이 많이 비치가 돼 있고 창고가 많아서 고양이들이 은신처로 생활하기가 아주 좋다”며 “철도역에 있는 사람들은 고양이에 대한 반감이 없는 경우가 많아서 먹이를 잘 챙겨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차가 오가는 시간에 대해서 그렇게 잘 알고 있는 것도 당연하다”며 “사람이 몰리는 시간에 워낙 예쁨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그 시간에 맞춰서 고양이가 항상 나타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래서 나이가 한 12~15세 사이의 수컷 고양이가 홀로 무리에서 동떨어져서 생활을 하다가 ‘무리 안에서 대우나 인정을 받고 싶다’는 소원을 담아서 이 전체적인 내용을 적어내지 않았을까”라며 “고양이라는 종족이 이 지구에서 완벽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메시지를 안에 담아 놨다”고 강조했다.
김 수의사는 “여기 등장하는 고양이들의 행동과 표정 묘사는 말 그대로 고양이 그 자체”라며 “고양이에 대한 이해도, 행동학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분석했을 때 이 작품은 완벽하게 쓰였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날 김 수의사는 ‘고양이가 수염을 자꾸 다듬는 이유’ ‘길고양이들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 ‘고양이의 적정 목욕 주기’ 등 다양한 질문에 대해 하나하나 친절하게 답변했다.
GV 수익금 일부는 동물권보호 카라의 길고양이 공존 캠페인에 기부된다. ‘캣츠’ 40주년 내한공연은 다음달 6일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폐막 후 곧바로 11일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개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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