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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감찰 검사 "'죄 성립 어렵다' 썼지만 삭제"…법무부 "사실과 달라"


윤석열 검찰총장(왼쪽)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조성우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왼쪽)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조성우 기자]

30일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에서 파견 근무를 하고 있는 대전지검 이정화(41·사법연수원 36기) 검사는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의 수사의뢰 조치 등을 비판하는 장문의 글을 게시했다. 이 검사는 지난달부터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에 파견돼 윤 총장에 대한 감찰을 전담해왔다.

윤 총장에 대한 여러 징계 청구 사유 중 가장 큰 논란이 되고 있는 '주요 사건 재판부 분석' 문건에 대한 법리검토를 담당했다고 본인을 소개한 이 검사는 "문건에 기재된 내용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성립 여부에 대해 판시한 다수 판결문을 검토하고 분석한 결과, 해당 죄가 성립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라며 "감찰담당관실에 있는 다른 검사들도 같은 의견이었기 때문에 그대로 기록에 편철했다"라고 주장했다.

이 검사는 "문건 작성자의 진술을 듣지 않은 상태에서 '물의 야기 법관 리스트' 부분은 어떤 경위로 그런 내용을 얻었는지 알 수 없었다"라며 "지난 24일 오후 5시 20분쯤 해당 문건의 작성 경위를 알고 있는 분과 처음으로 접촉을 시도한 직후 갑작스럽게 총장님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결정이 내려졌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수사정보정책관실 수사정보2담당관으로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성상욱 고양지청 검사를 언급하면서 "성 부장님이 게시판에 올린 글을 읽어봤는데, '물의 야기 법관 리스트' 부분만 제 추정과 달랐고 대부분의 내용이 일치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 검사는 "수사의뢰 내린 전후로 검토했던 내용 중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성립 여부에 대해 내용상 오류가 존재한다는 지적을 받은 적도 없었다"라며 "감찰담당관실 누군가가 저와 견해를 달리하는 내용으로 검토했는지도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제가 작성한 보고서 중 수사의뢰 내용과 양립할 수 없는 부분은 아무런 합리적 설명도 없이 삭제됐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총장님에 대한 수사의뢰 결정은 합리적이고 법리적인 검토 결과를 토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그 절차마저도 위법이라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라며 "파견 명령을 받아 이 업무를 시작하면서 기대했던 법률가로서의 믿음을 더는 가질 수 없게 됐다"라고 적었다.

이에 대해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은 기자단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보고서의 일부가 누군가에 의해 삭제된 사실이 없다"라며 "파견 검사가 사찰 문건에 관하여 최종적으로 작성한 법리검토 보고서는 감찰기록에 그대로 편철되어 있다"라고 반박했다.

또 "문건이 그 직무범위를 벗어난 것으로서 그 작성을 지시하고 감독책임을 지는 검찰총장의 직무상 의무위반에 해당하여 징계 사유로 볼 수 있다는 점에 관하여는 이견이 없었다"라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는 엄격히 적용되어 무죄 판결도 다수 선고되는 등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만으로는 죄가 성립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견도 있었다"라고 했다.

법무부는 수사의뢰 이유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설명했다.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은 "유사한 판사 사찰 문건이 더 있을 수 있는 등 신속한 강제 수사의 필요성이 있고 그 심각성을 감안할 때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절차와는 별도로 강제수사권을 발동하여 진상을 규명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고 판단하여 수사의뢰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준영 기자 kjykj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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