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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8년 오명 떨칠까…조직개편 통한 '승부수'


오너家 3세 홍진석 전면 배치…조직통합·이커머스 조직 승격 등 이어져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2013년 대리점에 물량 밀어내기를 하는 등 '갑질사태'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남양유업이 본격적인 반격에 나섰다. 홍원식 회장의 장남 홍진석 상무가 전면에 배치되고, 이커머스 조직을 승격시키는 등 승부수를 던진 모습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남양유업은 이커머스팀을 전략실로 승격하고 마케팅전략본부와 기획본부를 합쳐 기획마케팅총괄본부를 신설하는 등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초대 기획마케팅총괄본부장에는 기존 마케팅전략본부장을 맡아 왔던 홍 상무가 맡는다.

◆ 전문경영인 체제 정착 속 승계와 무관 강조…턴어라운드 계기 될까

남양유업은 홍두영 명예회장 타계 이후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 홍 회장은 지난 2003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으며 현재 남양유업은 전문경영인인 이광범 대표가 주도적으로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남양유업이 조직개편을 통한 '턴어라운드' 시도에 나섰다 .사진은 남양유업 본사. [사진=남양유업]
남양유업이 조직개편을 통한 '턴어라운드' 시도에 나섰다 .사진은 남양유업 본사. [사진=남양유업]

다만 홍 회장이 현재 72세인 만큼 일각에서는 이번 조직개편이 본격적인 '3세 승계' 작업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진단도 나오는 모습이다. 홍 회장은 현재 남양유업 주식 51.68%를 보유하고 있으며 홍 상무는 지분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

남양유업은 이에 대해 승계와는 전혀 무관한 조치라고 선을 그었다. 시장 공략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조직을 통합하는 수준으로 행해진 조직개편이며 홍 상무의 승진이나 지분 획득 등 승계에 필요한 후속 조치가 행해진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업계는 남양유업이 8년 동안의 내리막길을 딛고 '턴어라운드'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갑질사태 직전인 2012년 637억 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이 2019년 4억 원대로 내려앉았다. 또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을 받아 수백억 원 대의 적자를 발생시켰고, 10년 동안 이어오던 '매출 1조'도 깨질 수 있는 상황에 놓여 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은 기획과 마케팅 사이 시너지 창출을 위해 단행된 것"이라며 "승계 및 지분 이동 등에 대해서는 언급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 건기식 등 신사업 공략 집중…온라인에서 돌파구 찾는다

홍 상무는 이번 조직개편 이후 기업 이미지 및 실적 개선, 장기적인 신성장동력 마련 등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갑질사태 이후 이어진 수 차례의 논란으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기업 이미지를 개선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다.

또 우유와 분유에 집중하고 있는 사업 구조를 RTD커피,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확대하는 것에도 나설 것으로 보이며 '백미당'과 같은 브랜드 론칭을 이어가 외식 시장 공략에도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남양유업의 이번 조직개편은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 온라인 시장 공략 강화 등에 방점이 찍혔다.
남양유업의 이번 조직개편은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 온라인 시장 공략 강화 등에 방점이 찍혔다.

실제 남양유업은 매출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가운데에도 매년 60억 원대의 연구개발(R&D) 투자를 이어 왔다. 이에 2017년 루카스 그린띠 라떼 등 신제품 13개를 개발한 데 이어 2018, 2019년에도 10여 개의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시장의 문을 노크해 왔다.

또 2020년에는 이유식 브랜드 '케어비'를 론칭하며 유아용 케어푸드 시장 공략도 개시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8월 나주공장의 건강기능식품 GMP 인증 획득에 이어 9월 식약처에 건강기능식품을 등록하는 등 사업 다변화에도 나섰다. 건강기능식품 제품은 상반기 중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신제품의 시장 안착은 '온라인'이 지원한다. 오프라인에 비해 시장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온라인 시장의 강점을 십분 살려 소비 패턴 및 트렌드 분석 등을 진행해 '맞춤형 제품 개발'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남양유업은 포트폴리오 확충 및 온라인 시장 대응에 비교적 보수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며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오너 일가를 전면 배치한 만큼 시장 변화에 과거보다 신속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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