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조준웅 삼성특검팀에 의해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 매각 사건의 피의자 자격으로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소환된 현장에는 중앙일보 기자들의 '사주 지킴이' 전통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두시께 홍 회장이 특검 사무실에 출두할 때 2층에서 기다리고 있던 민주노총 금속노조 울산지구 소속 삼성SDI 해고조합원 전 모씨(여 29세)가 '구조조정을 중단하라'는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려 하자 중앙일보 영상기자로 추정되는 한 남자가 전 씨를 밀쳐내 저지했다.
특검측 경호원도 이를 뒤늦게 발견하고 전 씨의 피켓을 구기며 막았다.
이어 금속노조 울산지구의 한 관계자가 "왜 해코지를 하는 거냐"며 중앙 기자로 추정되는 남자에게 소리를 치며 접근하자 그는 도주했다.
중앙일보는 홍 회장이 과거 몇 차례 검찰에 소환됐을 때 기자들의 지나친 '사주 보호'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홍 회장이 지난 1999년 중앙일보 사장 재임 중 보광그룹 탈세 혐의로 검찰에 소환됐을 때 중앙일보 기자들이 도열해 박수를 치며 "사장님 힘내세요"를 외쳤다.
지난 2005년 11월, 홍 회장이 '안기부 X파일' 사건 관련 검찰 소환요구에 불응하며 미국에 체류하다 입국했을 당시에는, 공항에서 중앙일보 기자들이 홍 회장 곁으로 달려드는 취재기자들을 떼어내거나 밀쳐내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같은 달 16일에는 홍 회장이 검찰에 출두할 때 기습 시위를 벌이며 홍 회장에게 접근하는 민주노동당원의 목을 중앙일보 사진부 기자가 나꿔채 저지하는 장면이 보도돼 큰 화제가 됐다.
당시 '중앙일보 기자는 사주의 보디가드냐'라는 비판과 '포토라인을 지키기 위한 정당 방위'라는 회사측의 항변이 팽팽히 맞섰다.
홍 회장의 이번 소환 현장은 예전 사례에 비해 '커다란' 소동은 없었지만 중앙의 '사주 지킴이'라는 전통이 이어진 셈이다.
박정일기자 comja@inews24.com, 사진=박영태기자 ds3f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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